내가 구입한 인생 첫 반려물고기는 2마리의 구피와 5마리의 네온테트라이다. 이름은 GUP & EE 그리고 Ne/On/Te/T/Ra ㅋㅋㅋ 스카일러의 작명솜씨였음. 민물 열대어라서 보통은 수초랑 같이 예쁘게 꾸며주던데, 나는 초보 중에 초보 거기다 왕쫄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요즘 거의 안쓰는 인공수초로 꾸며주기로 했다. 필터란 필터는 넣을 수 있는 곳에 다 넣었다. 바닥 바이오 필터(돌 같이 생긴 것들), 걸이식 여과기, 저면식 여과기까지 설치했다. 왜냐면 환수를 할 때 줄 수 있는 환수쇼크 때문에 여과력을 높이는 게 환수 주기를 줄이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에서 였다.
물고기를 구입한 날, 크리스마스 이브인 탓에 어찌나 많은 물고기들이 팔려 나갔는지 네온테트라는 겨우 5마리만 남아 있어서 울며 겨자먹기(?) 아니면 닿을 수 밖에 없던 인연이었던 건지 크기가 아주 치어만 했던 녀석들을 데려왔다. 데려오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과연 내가 물맞댐/온도맞댐을 잘 해줄지 몰랐기 때문이다. 반면 펫스마트 직원은 너무나도 쿨하게 그냥 온도맞댐 45분 하고 봉지에 있는 물 그대로 부으면 된다고 말했다. 일단 봉지 그대로 어항에 1시간 정도 온도맞댐을 해주었고 온도가 거의 엇비슷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봉지 윗 부분을 개봉하고 그대로 투명 믹싱볼에 넣은 뒤 조금씩 어항에 있는 물과 봉지 속 물을 섞어 주었다. 그렇게 또 1시간 동안 물맞댐을 하고 드디어 내 어항에 물고기들을 투입했다.
입수 후, 구피들은 연한 레몬색에 크기가 커서 눈에 잘 띄었는데, 현란한 데코들 때문에...새끼 사이즈의 네온테트라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솔직히 두-세마리는 이미 죽이는 건 아닌가 싶었다. 심지어 궆/이 중 한 마리가 돌 필터 사이에 끼어서 U자 모양으로 박제돼있길래 운 좋게 스카일러가 발견하고 알려줘서 급하게 들어내서 구피를 살려줬다. 후-3
유투브를 많이 봤는데 봉달한 첫 날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게 좋다하여 그러려고 했는데 입수 후 한시간 정도 지나자 구피들 낌새가 배가 고픈 것 같았다. (물못알) 스카일러도 그런 거 같다하여 먹이를 정말 소량만 줘보기로 했는데, 정말로 배가 고팠던 건지 야무지게 먹어댔다. 스카일러 말로는 미국 펫스마트에서는 사람들이 먹이 주는 재미도 있으라고 물고기들을 일부러 굶겨 놓은 거 아니냐는 그런 의심까지 했다.
둘째 날, 여기 저기 숨어있던 새끼 네온테트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제 저녁 먹이를 먹지 않던 녀석들도 나와서 먹었고, 개수를 세어보니 다섯마리여서 정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최소 8마리를 데려오려 했지만, 그래도 다섯 마리들이 뭉쳐 다니니 예쁘긴 했다. 구피는 번식력이 엄청나다하여 수컷으로만 두 마리를 데려왔다. (신의 한수 乃) 둘이 베프처럼 여기 저기 잘 붙어 돌아다닌다. 역시나 유명한 똥쟁이인데는 이유가 있는게, 정말 똥을 자주 쌌다. 배가 고픈 네온테트라는 그걸 또 주서 먹으려고 했다. ㅋㅋ; 먹이는 아침에 1번, 저녁에 1번 주기로 했다.
일주일 차, 어항 수면이 많이 낮아진 걸 느꼈다. 원래는 아마존으로 주문한 사이펀, 추가 산소발생기가 오기까지 기다리려했는데 생각해보니 상품이 오기 전에 그냥 물을 만들고 기다리면 되는 거였다. 그래서 큰 유리화병을 찾아 빡빡 씻은 뒤, 물을 가득 채우고 염소 제거제+박테리아 활성제+두조각 먹이를 같이 넣어줬다. 스카일러가 오래 두면 썪은 물 된다그러고, 자기가 찾아본 미국 유투버 말로는 이번에도 아주 쿨하게 "민물고기는 원래 강하니까 그까이꺼 대충~ 물 갈아주면 됩니다" 하고 그냥 양동이에서 물을 부어 넣었다; 아무튼 그거에 내가 조금 용기를 받았는지 하룻밤 묵힌 물을 다음 날 아침에 투입해보기로 했다. 어제 넣은 사료 조각도 약간 분해된 듯 하여, 박테리아가 활성됐구나라고 생각했다. 화병에 온도를 체크하고 조심스레 물을 부어 넣어 보았다. 이번에도 물고기들 쇼크 올까봐 너무 걱정이 됐지만,, 다행이도! 오히려 다들 수면이 높아져서 좋았는지 활개치며 돌아다니길래 안심이 되었다.
궆&이, 네,온,테,트,라 들아...! 나랑 같이 오래 오래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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